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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칼럼] 지역 언론에 고함
김영민 k문화타임즈 상임 고문/ 구미·대구 YMCA 전 사무총장
2023년 08월 16일 [K문화타임즈]

평생을 어떤 모임, 조직 즉 한 곳에 메여있는 일을 벗어(벗겨?)버리고 난 다음에 처음 찾아온 것은 손님은 외로움이었다. 가족도, 친구도, 이웃도, 친척도 다 그대로인데 이상하게 한곳이 뻥 뚫려 있음을 느낀다.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생각할수록 더욱 그러하다. 지난날들의 모습을 반추하면 할수록 그것은 더욱 가까이서 귀에 속삭이듯 묻는다. 과연 그 동안 살아왔던 ‘일생이 도덕적이었는지?’ 흔히 말하는 죄를 지은 적도, 그렇다고 뛰어난 선행을 일상화한 적도 없는 소위 평범한 보통 사람의 삶이 과연 만족할 만한 인생을 보냈던 것이냐고 되물을 때 자신 있게 그렇다고 하기에는 찜찜한 무엇이 있다. 물음을 바꾸어 본다.

그렇다면 살아왔던 ‘일생이 양심적이었는지’ 방관자(bystander)로 일관했던 삶은 아니었는지? 과연 도덕적이며, 양심적이었는지, 또 그 기준은 무엇이고, 남보다 나은 것인지 아니면 못 했던지를, 아니 일반 동물보다 나은 것이었는지를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미국의 동물학자 프란츠 드 발(Frans de Waal)의 연구에 의하면 침팬지보다 작은 ‘보노보’는 특정한 행동이 비록 자신에게 이득이 되더라도 같은 종의 다른 동물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은 안다면 자제할 줄 안다고 실험1) 을 통해서 증명하고 있다.
이러면서 양심은 공감 능력과 같은 것이 아닐까라고 되묻는다. 그러면서도 양심이라는 말2) 은 또한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1887)이나 헤르만 라이슈닝의 『히틀러와의 대화』(1934)에서 인용하여 ‘양심은 이간과 야수를 구분하는 기본적인 특징’이라고 반문한다. (『양심이란 무엇인가』, 마틴 반 크레벨트, 2020),

최근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은 자꾸만 정치인들에게서 도덕과 양심의 문제를 되짚게 한다. 흔히 똑똑한 사람으로 학교에서는 우등생, 사회에서는 출세한 ‘사’자 직업군들의 철저한 자기만족 우선주의, 자신의 영달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일에 대해 앞장서는 모습, 천민자본주의 횡포, ‘자유’라며 거짓말로 남의 돈을 갈취하고 권력으로 무마시키고, 호사스러운 삶을 넘어 여러 채의 집을 소유하고, 그 차익을 누려 약한 이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것, 정해진 절차를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소망을 깡그리 무시하는, 급기야 고속도로의 경로를 바꾸어 복덕방 아주머니로 둔갑, 극대화한 이득을 누리는 최고 권력자 일가의 모습까지 일일이 다 거론하기에는 숨이 찬다.

도덕적으로도, 양심이란 측면에서도 도무지 답해낼 수 없는 악랄함을 보면서 같은 영장류 원숭이보다 못한 인간을 우리의 대표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 3) 이 자꾸만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공영방송의 책임자들을 마구잡이 솎아내는 모습은 MB 정부 때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고(그때 그 일을 주도-보도의 지침, 방송 출연 제한 자 블랙리스트 등을 만든-한 사람), 다시 그 일을 맡게 되었으니 지극히 당연한 추론이지만, 돼지마왕 ‘나폴레옹’처럼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지 않는 즉, 정부의 행동에 반대의 논조를 공산주의 신문이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등 반세기를 되돌아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면서도 그들 주위에 가득한, 도무지 선, 악의 구분조차 자의적인 해석으로 우겨대는 힘의 논리와 그것에 손뼉을 치며 자리를 보전하겠다는 족속들(?)에게서 도덕이니, 양심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까?

도덕과 양심의 소리에 길을 묻는다. 저자는 ‘도덕이란 선과 악을 구별해 볼 줄 아는 능력을 말하지만, 양심은 그 도덕을 바탕으로 우리를 행동하게 만드는, 선하지 않는 행동을 이미 저질렀을 때 죄의식을 느끼고 회한에 빠지며 후회하게 하는 영혼의 부분’(같은 책)이라는 지적에 최소한 귀를 기울이기를 간곡하게 빈다.

그리하여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진리를 ‘지역의 착한 바른 목소리 하나가 나라의 도덕과 양심을 그리하여 진실을 세운다’라고 바꾸고 싶다. 그만큼의 책임을 진 그대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1) 원숭이 A가 레버를 누르자 원숭이 B가 전기충격을 받아 비명을 지르면, 레버를 눌러 먹이를 얻을 수 있음에도 이런 행동은 자체한다

2) 히틀러는 ‘양심 즉 Gewissen은 유대인이 지어낸 단어’라고했고 니체역시 같은 주장을 책에 실었다

3) 1945년에 출판한 소설, 존스 농장에 살던 동물들이 가혹한 생활에 못 이겨 주인을 쫓아내고 직접 농장을 운영하지만, 결국은 혁명을 주도했던 권력층의 독재로 농장이 부패해 버리는 이야기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114dd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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