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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초미의 관심사 경북 구미시장 선거, 보수 회귀냐? 진보 연속이냐?
역대 구미시장 선거전
2021년 05월 23일 [K문화타임즈]

  

 

↑↑ 구미시청/ 사진= 구미시 제공


 

[K- 문화타임즈 = 김경홍 기자]3선 연임 제한 규정으로 남유진 시장이 출마할 수 없게 되면서 2018년 구미시장 선거는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4대1의 경쟁률을 마크할 만큼 경선은 치열했다.
결국 그해 6월 13일 실시한 구미시장 선거는 이변이었다. 보수의 심장인 구미에 진보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의 깃발을 꽂았기 때문이었다. 경북도 23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당시 선거에서 후보별 득표수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 7만 4,917표(40.79%),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 7만 1,055표(38.69%), 바른미래당 유능종 후보 1만 3,849표(7.54%), 무소속 김봉재 후보 1만 7,337표(9.44%), 무소속 박창욱 후보 6,482표(3.52%)였다.
진보 성향의 더불어민주당 약진에다 보수 성향의 후보들이 난립한 데 따른 보수표 분산은 결국 승기를 민주당 후보에게 안겼다.
특히 당시 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은 구미공단 경기의 장기 침체, KTX 유치 실패를 초래한 보수 정치에 경종을 울린 데 따른 것으로 로 분석된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 돌아보면 4년의 세월은 일장춘몽이다. 2022년 6월 1일 실시하는 지방선거는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별 공천이 종료되는 시기를 2022년 3월로 가정했을 경우 사실상 구미시장 선거는 9개월 앞으로 다가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시장 선거를 위한 정당별 공천시기가 임박하면서 자타 천 출마 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10명을 웃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장세용 현 시장이 공천이 유력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후보군이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미갑구에서는 김석호 전 도의원, 김장호 경상북도 기획조정실장,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 유눙종 변호사, 윤창욱 경북도의회 의원, 이태식 전 경북도의회 의원(이상 가나다순), 을구에서는 김영택 전 도의원,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장석춘 전 국회의원(이상 가나다순)이 자타 천으로 거론된다.
민주당 고지를 사수하느냐, 국민의힘이 고지를 탈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역대 구미시장 선거 분석
민선 구미시장 시대 개막
박미진 시장은 마지막 관선 시장, 2개월 최단 임기


1993년 취임한 김영삼 대통령은 행정의 효율화를 주창하면서 도농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여파가 대단했다. 선산지역 도의원은 통합 반대에 사활을 건 가운데 삭발에 들어갔고, 일부 선산지역 주민들은 역사의 중심인 선산군의 구미시 종속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거세게 반발했지만, 정치적•시대사적 기류는 선산군의 구미시 통합으로 이미 기울고 있었다.

통합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던 1994년 1월1일부터 1995년 4월 19일까지 관선 시대의 길을 걸어야 했던 이가 박병련 시장이었다. 혹한이 몰아쳐도 주머니에 손을 넣는 일을 절대 금기사항으로 여길 만큼 자기 관리에 엄격하기로 유명했던 박 시장은 부하 공무원들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댔다. 그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구미시청 역사에 진하게 기록되고 있다.

뒤를 이은 이가 바로 박미진 시장이었다. 민선시장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던 1995년 4월 20일부터 선거가 종료되던 1995년 6월 30일까지의 2개월 동안 시장직을 수행한 박 시장은 새로운 시정방침을 정하지도 않았다. 임기 2개월의 그에게는 사실상 민선 시장 선거 업무를 무리 없이 완수해야 한다는 책무가 주어져 있을 뿐이었다.


▷김관용 민선 초대시장 취임
구미면이 읍으로, 읍이 구미시로, 구미시가 통합 구미시로서 역사적인 기록을 남기기까지 관선 시장을 거친 이는 14명이었다. 그 마지막 바통을 이어받은 이가 바로 지금의 경북도지사인 김관용 민선시장이었다.
하지만 민선시장이 되기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용산세무서장을 끝으로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 공천장을 받고 낙향한 당시 김관용 후보는 평생을 구미에서 터전을 일구며 살아온 자유민주연합 전병억 후보와 일전불사의 투지를 불살라야만 했다.

김윤환, 박세직 국회의원이라는 든든한 후원군이 버티고 있었지만, 선거전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의 안개 정국이었다. 사실상 일대일 구도였지만, 뒤늦게 뛰어든 무소속 강구휘, 장경환 후보의 파괴력도 만만치 않았다. 당선권에서 이들 후보가 멀어지기는 했지만, 을구가 텃밭인 김관용 후보는 같은 을구 출신인 장경환 후보의 선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갑구가 텃밭인 전병억 후보도 같은 갑구 출신의 강구휘 후보의 선전에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했다. 마치 미분법을 풀 듯 얽히고설킨 복잡다단한 상황을 거친 후 결국 김관용 후보에게 승기를 안겨주었다.
개표 결과 김관용 후보는 4만 6,130표로 4만 4,469표를 얻은 전병억 후보를 1천 661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개표가 진행되던 1995년 6월 27일 늦은 밤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갑구 지역 개표가 진행되던 올림픽 기념관에서는 전병억 후보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울렸다. 개표 결과 3만 5,296표를 얻은 전병억 후보가 3만 2,539표를 얻은 김관용 후보를 2천 757표차로 눌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을구에서는 상황이 역전됐다. 1만 3,591표를 얻은 김관용 후보가 9천 173표를 얻은 전병억 후보를 4천 418표 차로 따돌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갑, 을구 합계 결과 김 관용 후보는 전병억 후보를 1천 661표 차로 눌렀다.

이외에도 갑구 출신의 무소속 강구휘 후보는 15.08%인 1만 9,805표였고, 을구 출신의 무소속 장경환 후보는 11.73%인 1만 5,404표, 무소속 강상수 후보 2천 891표, 무소속 경광수 후보는 2천 584표였다.

▷무적의 재선, 단독출마한 김관용 후보
초선 임기는 3년이었다. 제2대 구미시장 선거가 1998년 6월 4일로 다가오면서 1천6백여 차로 분루를 삼킨 전병억 후보의 재도전 의지는 가열되기 시작했다. 1995년 선거의 후유증을 다스리기 위해 붓글씨로 3년의 세월을 억눌려 지낸 그에게 3년의 세월이 흐른 구미의 정세는 말 그대로 상전벽해였다.
결국, 주변의 간곡한 만류를 받아들인 전병억 회장은 재선 도전 의지를 가슴 깊이 들여놓아야 했고, 선거전은 김관용 후보의 단독 출마로 매듭됐다.

▷ 이강웅 후보와 2파전, 3선 고지 오른 김관용 후보
단독출마로 재선에 성공한 김관용 시장에게 세 번째 선거는 두 번째의 단독 출마를 허용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후보 경선부터 김관용 후보는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감사원 사무관 출신의 이규건 후보가 경선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었다. 경선 초반부터 과연 김관용 후보가 몇 %로 차로 이기느냐는 식의 결론이 예고된 선거였지만, 40대 초반이라는 패기와 참신함을 앞세운 이규건 후보의 도전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박정희 체육관에서 경선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체육회 사무실로 달려온 김관용 후보가 ‘몇 %로 차로 이겼는지“를 계산하는 등 과민반응을 보였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김 후보가 이처럼 예민 반응을 보였던 것은 본 선전에 박근혜 현 대통령의 이끄는 한국 미래연합 이강웅 후보가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결국,본선에 오른 한나라당 김관용 후보는 고시 기이면서 친구 간으로 포항 부시장을 지낸 한국미래연합 이강웅 후보, 민노당 황준영 후보 등과 자웅을 겨뤄야 했다.
2002년 6월 13일, 결과는 빗나가지 않았다.
김관용 후보는 66.4%인 6만 6,059표를 얻으면서 2만 1,691표로 21.8%를 얻는 데 그친 이 강웅 후보를 여유 있게 물리쳤다. 3선 시장에 안착하는 순간이었다. 민노당 황준영 후보는 11.79%인 1만1736표였다.

▷치열했던 4대 민선시장 선거전
제4대 구미시장 선거전이 있던 2006년의 구미 정가는 급변기였다. 2005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을 천명하고 나서면서 엘지 기업의 파주 이전설 등으로 곤욕을 치루던 김관용 시장은 좌불안석이었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구미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잖아도 경상북도 도지사를 겨냥하고 있던 김관용 시장으로선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정장식 포항시장, 김광원 국회의원이라는 거물의 벽을 넘어야 할 판국이었다.
김관용 당시 시장의 지혜는 남달랐다. 2005년 11월 7일, 김 시장은 정부와 여당의 수도권 규제 완화 조치에 반발한 구미시민과 도민들을 공단운동장에 집결, 대규모 궐기 대회를 개최하는 대단함을 보였다.
이처럼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 발표로 구미 정국이 요동을 치던 2006년 5월 31일의 제4대 구미시장 선거는 과열 전으로 치달았다. 남유진 국가청렴위원회 홍보협력국장, 윤영길 구미시의회 의장, 김진태 변호사, 김석호 전 경북도의회 의원, 채동익 구미시 경제통상국장 등 5파전으로 전개된 한나라당 후보 경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경선 본선에서 남유진 현 시장은 김석호 전 도의원, 김진태 변호사, 윤영길 의장을 누르고 한나라당 후보에 지명됐다. 후보별 자성론도 적지 않았다. 구미시 역사상 최장수 의장을 지내면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윤영길 의장은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면서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도출시키지 못한 데 대해 내내 아쉬워했다. 김성조 당시 국회의원과 김석호 전 도의원은 오랜 기간 동안 다져온 우정에 금을 새기기도 했다.
본선 결과는 남유진 후보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주었다. 매일 아침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참배할 만큼 박정희 정신을 추앙하던 한나라당 남 후보는 75.89%인 9만8758표를 획득했다. 반면 무소속 채동익 후보 1만5391표로 11.82%, 민노당 최근성 후보 1만 3265표로 10.19%, 무소속 신수식 후보 2천 719표를 얻었다.

▷무경선 한나라당 남유진 후보, 김석호 후보 선전
2010년 6월 27일 실시된 제5대 구미시장 선거에서 남유진 시장은 경선 없는 지명을 통해 한나라당 후보의 명찰을 달았다.
하지만 쉽게 한나라당의 명패를 얻었지만, 남유진 후보는 갈수록 거세게 추격해 오는 친박연합 김석호 후보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친이계에 냉정했던 구미의 친박 민심은 선거를 앞두고 창당한 친박연합에 이유 없는 사랑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친박 정서가 군중 심리로 확산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투표 결과 승기는 남유진 후보에게 돌아갔다.

개표 결과 남유진 후보는 53.09%인 7만 1,719표, 친박연합 김석호 후보는 33.51%인 4만 5,263표, 무소속 구민회 후보는 13.39%인 1만 8,091표를 얻었다.

▷예상을 뒤엎은 50%대 당선, 남유진 시장의 입지 강화
3선을 겨냥한 남유진 시장은 새누리당 경선 당시부터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초선 당시부터 줄기차게 도전장을 내온 채동익 전 구미시 경제통상국장과 재선 당시 출마를 결심했다가 뜻을 접은 이재웅 전 경상북도 지사 비서실장에 이어 김용창 구미상의 회장이 출사표를 냈기 때문이었다.

경선 시기와 방법도 논쟁거리였다. 여기에다 세월호 참사까지 겹치면서 당초 경선 일정이 연기되었는가 하면 여론조사와 대의원 선거 방식으로부터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 방식이 뒤바뀐 경선은 혼란의 극치였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는 설이 급속하게 확산하면서 정치권은 반목과 갈등으로 빠져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재웅 후보에 이어 채동익 후보가 경선에 불참키로 하면서 경선은 남유진 시장과 김용창 상의회장 등 2파전 양상으로 모양새가 잡혔다.
하지만 김용창 후보가 8년 시장 관록의 남유진 후보의 벽을 뛰어넘는 것은 무리였다. 여론조사에 의한 경선 결과 남유진 후보는 45.3%였으며, 김용창 후보는 27.3%를 얻었다.

이어진 본선에서도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면서 선거전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그 중심에 놓인 이슈가 이재웅 후보와 김석호 후보의 단일화 논의였다. 하지만 새정치 민주연합이 후보를 내고, 단일화 논의가 불발되면서 남 시장의 당선은 예고된 결과로 굳어졌다.
선거 결과 남유진 시장은 40%대 후반에 머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전체 투표수 16만 250명 중 과반을 웃도는 52.59%인 8만 2,905표를 얻었다.
반면 이재웅 후보 17.45%인 2만 7,250표, 김석호 후보 15.91%(2만 5,904표), 구민회 후보는 14.01%(2만 2,111표)를 얻었다.

 

 


김경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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