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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구미시의 부끄러운 자화상... 자연보호운동발상지 기념관은커녕 사무실도 더부살이
김영태 의원, 수년째 지적 불구 제자리, 예산 편성 요구해도 ’소귀에 경 읽기’
2023년 06월 15일 [K문화타임즈]


[K문화타임즈 = 김경홍 기자] ‘탄소제로 시대에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원, 자연보호운동 발상지 구미’, 하지만 지도자가 바뀌어도 자연보호운동 발상지 기념관 건립은커녕 사무실조차 더부살이를 해 오고 있다.

↑↑ 금오산 대혜폭포에서 청소를 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출처= 구미시]

김영태 의원이 처음으로 이러한 실태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자연보호운동 발상지 구미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발상지에 대한 가치를 경시해도 되느냐.”며 “기념관 건립은 차치하고서라도 제대로 된 자연보호운동 발상지 사무실이라고 마련하라. 예산부터 편성해 올리라.”고 요구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6월 현재, 과연 김 의원의 요구는 받아들여졌을까.

지난 12일 환경정책과 행정사무 감사에서 김 의원은 “자연보호사무실 마련을 위한 예산 편성을 요구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며 “박정희 대통령의 소중한 유산인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지가 구미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러면서 김 의원은 “탄소제로 시대의 원류는 자연보호운동”이라고, 강조하면서 “타 지자체는 무의미한 유물에도 옷을 입혀 소중한 가치를 만드는 데 비해 구미는 억만금의 가치일 수 있는 자연보호 운동 발상지라는 소중한 자산을 내팽개치고 있다.”고, 분개해 했다.
 
↑↑ 구미시의회 김영태 의원.
[사진 제공 = 구미시의회]

◇박정희 대통령의 유산 자연보호운동, 구미는 왜 발상지인가
1967년 3월 30일 선산군(지금의 구미시) 일선교 준공식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은 이렇게 치사를 읽어내렸다.
“우리 고향은 문자 그대로 선산, 착할 선 ,뫼 산 착한 산입니다. ‘그런데 우리 고향이 딴 곳보다 산이 제일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고향의 산에 아름다운 나무를 심어 가꾸고 보호해야 합니다.”
그로부터 불과 1년 6개월 후인 1968년 11월 11일 선산 농산물 가공공장(원평동 소재) 준공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어떤 나라에서는 일 년 내내 거의 비가 안 오는 땅에서도 훌륭한 나무를 심어서 몇 년 내에 울창한 숲을 이뤘다”며 방문했던 아시아와 뉴질랜드의 사례를 소개했다.
“ 그 나라에서는 온 산이 꼭 공원과 같이 목장이 아니면 울창한 숲입니다. 자연적으로 그렇게 되었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산에 심겨 있는 나무, 목장의 풀, 이것은 거의 다 지난 백 년 동안에 ‘뉴질랜드’ 사람들이 동양이나‘구라파’에서 가져와서 전부 개량을 했습니다.

울창하게 숲이 우거진 산 가꾸기는 박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최대의 국책 과제였고, 그 답을 고향 선산(구미)에서 찾으려고 했다. 9년 후 산 가꾸기의 갈망은 구미에서 자연보호운동 시발점으로 이어졌다.
1977년 9월 5일 금오산 대혜폭포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우리 청소부터 하지’라며 주변에 널브러진 병 조각을 줍기 시작했다. 당시 구미시는 박 대통령의 대혜폭포 방문을 앞두고 금오산 진입로에 나무를 가꿨다. 그 산물이 바로 금오산 진입로에 우거진 지금의 메타세콰이아 숲이다.

대혜폭포를 방문하고 상경한 열흘 후인 1977년 10월 5일 박 대통령은 산업화와 연계한 역사적인 자연보호운동을 선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산업이 크게 발달하고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어감에 따라 자연의 이용도가 급증해가고 있으며, 이와 비례해서 자연환경의 오염과 훼손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들을 더 늦기 전에 우리들 스스로가 슬기와 정성을 다해서 해결해 보자는 것이 이 운동의 목적이다.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우리 강산을 더 아름답고 쓸모 있게 가꾸어서 후손에게 길이 물려주는 일이야말로 산업혁명의 시대에 사는 우리 세대의 의무요, 사명이다”

결국 세 번에 걸친 고향 선산(구미) 방문을 통해 자연보호운동의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한 박 대통령의 구상이 자연보호운동 선포식이라는 소중한 유산을 탄생시킨 것이다.
일선교 준공식과 선산 농산물 가공공장(원평동 소재) 준공식, 금오산 대혜폭포 방문을 통한 구상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자연보호운동 선포식은 구미를 자연보호 운동 발상지로 자리매김하는 역사적 가치를 부여했다.
그렇다면 구미시와 의회는 박정희 대통령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을까.

◇허망하게 무너진 자연보호운동 기념관 건립의 꿈
녹색운동이 지구촌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자연보호 운동 발상지 구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자, 지난 ‘90년대 말부터 자연보호 운동 구미시 협의회와 자연보호운동 중앙협의회는 자연보호 운동의 발상지인 금오산에 자연보호운동 발상지 표지석과 자연보호 운동 상징 아치, 자연보호 기념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997년에는 금오산 도립공원 입구에  ‘자연보호 운동 발상지’라는 표지석을 설치했다. 하지만 상징 아치의 금오산 입구 설치 및 자연보호 기념관 건립은 논의만 됐을 뿐 가시화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

구미시 차원에서 자연보호운동기념관 건립이 공식적으로 처음 논의된 것은 2003년 11월 23일이었다. 이날 자연보호 구미시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던 당시 곽용기 구미시의회 의원은 이날 시정질문을 통해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지인 금오산 도립공원은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자연보호운동의 산교육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자연보호 시설물의 설치, 오물 쓰레기 수거 캠페인을 거쳐 자기 쓰레기를 자기가 되가져 가기 등의 시책의 산실이 되었고, 전국 단위의 각종 자연보호 행사 개최와 자연보호 백일장 등을 통해 자연보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자연보호운동기념관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답변에 나선 당시 행정지원국장은 자연보호운동 발상지로서 긍지와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자연보호 운동 중앙협의회와 공동으로 환경부 관계관과 수차례에 걸쳐 협의했으나,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면서 향후 박 대통령 기념사업과 연계한 자연보호운동 기념관 건립을 통해 자연보호운동 관련 자료를 함께 전시하도록 하는 등 자연보호운동 발상지로서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시민을 상대로 한 구미시의 약속은 지켜졌을까?

◇자연보호운동기념관 탄소제로교육관 모퉁이 외로운 더부살이
구미시는 박정희 대통령이 조성한 공단에 젖줄을 대고 소위 ‘호의호식’했지만, 소중한 유산인 자연보호운동기념관 건립 노력은 구호에 그쳤고, 2015년 10월 21일 구미시는 금오산 탄소제로 교육관 2층 모퉁이를 자연보호운동 기념관이라고 명명했다. 더부살이였고, 2층에 있는 자연보호운동 기념관을 관리하는 자연보호운동협의회 회원과 방문하는 시민들은 1층에 소재한 탄소제로교육관 관리자로부터 소위 검열을 받다시피 하면서 출입하고 있다.

이처럼 자연보호운동 발상지 구미가 뒷짐을 지는 동안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는 변방의 가치로 내몰렸고, 2021년 11월 2일에는 구미가 아닌 경주에서 제43회 자연보호선포 발상식을 갖는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졌다.

◇자연보호운동 기념관 건립은 구미가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
세 번에 걸쳐 고향 구미 방문을 할 때마다 고민했던 구상을 디딤돌 삼아 박정희 대통령이 선포한 자연보호운동은 녹색운동이 지구촌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는 추세와 맞물려 더욱 값진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는 평이다.
따라서 자연보호운동 협의회와 구미시의회가 서로 머리를 맞대 자연보호운동 기념관 건립에 나서는 한편 자연보호운동과 관련해 박정희 대통령이 구미에서 남긴 어록과 발자취, 자연보호운동 선포식을 계기로 전 국민운동으로 확산해 나간 자연보호운동의 생생한 현장을 수집하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자연보호운동협의회 관계자는 “탄소제로교육관 2층에 자연보호운동 기념관이 더부살이하도록 방치하는 실태가 바로 구미의 현주소”라면서 “구미시와 의원들은 지역 곳곳에 체육시설 건립이나 골목길 포장 사업에 몰두하는 편협한 인식을 극복해야 박정희 대통령이 남긴 소중한 유산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혜안(慧眼)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고 자란 괴테의 집 한 채를 관광자원화해 한 도시가 먹고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문화유산을 가꾸고 관광자원화한 프라크푸르트의 사례는 구미의 리더들에게 과연 경종을 울릴까?

김경홍 기자 siin0122@hanmail.net 기자  114dd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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