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기획] 전문박물관 두곳 있지만 돌아올 수 없는 구미 문화재 1천4백여 점, 집시(Gypsy)의 삶
박정희 대통령역사자료관․성리학박물관은 전문박물관 ⇢문화재,유물, 민속자료 보관 불가능
2022년 11월 01일 [K문화타임즈]



전문박물관⇥ 공립 종합박물관으로 변경하려면 3년 경과 후 논의 가능⇥성리학 박물관 2023년 10월이 3년 차,사전 준비 서두르고 변경 기간 앞당겨야

구미시의회 공립역사 박물관 건립 요구 경시한 구미시정 실책의 현주소
더부살이 문화재 1천4백여 점(국보급 4점 포함)⇢영남대․대구대․대구 가톨릭대박물관 보관,직지사 성보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도 분산 보관

2012년 제1종 전문박물관 등록 의성조문국박물관⇥ 9년 만에 종합박물관 변경


 

↑↑ 박정희 대통령역사자료관[ 사진 출처= 구미시]


[K문화타임즈=김경홍 기자] 구미시는 2016년 5월 돌 한 개가 길이가 2.32m에 이를 만큼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못지않게 웅장했다는 도개면 소재 주륵사폐탑에 대한 1차 발굴조사를 했다. 이를 통해 출토한 삼국시대 토기편과 청자 대접, 청동 접시, 기와, 전돌, 나발 등 31점은 소중한 구미의 유물로 되돌아왔다. 그렇다면 이 소중한 유물들은 어느 곳에 보관하고 있는 것일까.

또 문화재 관련법에 따라 3만 제곱미터 이상의 규모를 대상으로 사업을 할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도록 하고 있고, 조사 결과 문화재가 발견된 경우 시굴 조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규정에 따라 4공단과 배후단지, 5공단에서는 시굴 조사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 수많은 문화재가 발견됐다. 소중한 이 유물 또한 구미는 잘 보관해 놓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시립(공립)박물관이 없는 구미는 유구한 역사의 향기가 묻어나는 유물들을 타지역 박물관에서 더부살이하도록 하고 있다.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가보를 남의 집 공간을 빌려 보관하는 처지와 다르지 않다.

 


↑↑ 김천시립역사박물관[ 사진 출처 = 김천시]


◇김천이 부럽다는 구미시민들 그 이유는?
일반산업단지와 혁신도시 조성을 위한 시굴조사 과정에서 소중한 유물들이 무더기 쏟아져나오자, 김천시는 시립박물관 건립에 박차를 가했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유산을 타지역의 박물관에 위탁 보관하는 수치스러운 역사를 남기지 말자며, 의기투합한 의회와 시의 공감대 형성은 2017년 김천시립박물관 착공으로 이어졌다.

대항면 운수리 일원 연면적 5천214㎡, 3층 규모의 연건평에 전시실, 수장고, 영상실, 체험시설 등을 갖춘 박물관은 착공 3년 만인 2020년 4월 10일 경상북도에 등록을 마친 데 이어 6월 22일 개관을 계기로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알렸다.

특히 박물관 전시실은 김천지역에서 발굴• 발견된 유물을 전시해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김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장의 기능을 소화해 내고 있다. 아울러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역사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평생학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의 만족도 증진을 위한 어린이 문화체험실, VR 체험 등 다양한 자기 주도형 체험공간이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면서 불과 개관 50일 만에 유료 관람객 1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만큼 시민적 관심이 지대했다. 특히 어린이나 학생들에게는 살아있는 학습의 현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도자의 문화부재인식이 자초한‘시립박물관 없는 구미’
1997년 3대 의회 당시 전인철 전 의장이 최초로 제기하면서 비롯된 시립 역사박물관 건립이 필요성은 의회가 열릴 때마다 이슈가 됐다.
특히 2013년 11월 5일 열린 주요 업무 보고에서 강승수 의원은 국•도비 79%가 투입되는 구미 디지털센터는 유치해야 하지만 시립박물관 역시 건립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절대적이라면서, 동일 장소에 디지털센터의 별관 형식으로라도 시립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일 장소에 구미 성리학을 집대성한 구미 디지털센터와 시립박물관을 컨밴션화 할 경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그러나 이처럼 의회와 시민들이 더부살이를 하는 구미 관내 문화재와 유물, 민속자료 등을 자체 보관하기 위한 시립박물관을 조기에 건립해야 한다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시는 박물관 건립을 위한 용역예산조차 편성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오히려 시는 시립박물관 건립보다 문화재나 유물, 민속자료 등을 보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역사자료관과 성리학박물관 등 전문박물관 건립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2013년부터 줄곧 사업비 228억여 원을 들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성리학 박물관을 종합역사관인 시립박물관으로 사업 내용을 변경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전문박물관에 한해 국• 도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의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이를 백지화해야 한다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원점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이어 2018년에는 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인 시가 더부살이를 하는 문화재나 유물, 민속자료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의 명칭과 내용물을 변경해 '구미 근현대사 박물관' 또는 '구미 공영박물관' 으로서의 기능을 추가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전문박물관에 대한 국•도비 지원 규정의 벽 앞에서 손을 들어야 했다.

이어 2020년 6월 4일 문화예술과에 대한 기획행정위원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김재우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역사자료관과 성리학박물관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면서 “구미 관내에서 발굴된 문화재와 유물, 민속자료 보관이 가능하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담당과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의를 통해 국 도비 지원이 가능한 전문박물관으로 건립하는 조건부로 허가를 받았다.”며 “전문박물관에는 관내에서 발굴된 문화재 등을 보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면서 “3년이 지난 후 전문박물관에서 공립박물관으로의 변경 논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성리학박물관 [ 사진 출처 = 구미시]



▷구미 소유 문화유산 어디에 있나
구미 소유 문화재는 대부분 영남대와 대구대 박물관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고아읍 봉한리에서 발굴된 금동여래입상, 금동 보살 입상 등 3점은 국립 대구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또 도리사에서 발굴된 금동 육각 사리함 1점은 직지사 성보 박물관, 해평면 낙산리에서 발굴된 낙산 고분군 출토 유물 466점은 대구 가톨릭대학교 박물관, 구평동 택지 개발 지구에서 출토된 유물 51점은 국립 중앙 박물관, 선산읍 덕촌리 일원에서 발굴된 중부 내륙 고속도로 출토유물 86점은 한국 문화재 보호센터, 황상동에서 발굴된 황서초 예정부지 출토유물 533점은 대구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또 황상동에서 발굴된 황상동 주유소 부지 출토유물 34점은 영남문화재연구원, 도량동 일원에서 발굴된 도량동 택지 개발지구 출토 유물 14점은 영남문화재연구원, 인의, 진평동 일원에서 발굴된 인의 진평 토지 구획정리지구 출토 유물 73점은 대구대 박물관, 해평 길씨 문중에서 발굴된 숙종 대왕 어필시 1점은 국립 중앙박물관, 산동면 인덕리에서 발굴된 산동 생태숲 조성 사업부지 출토유물 8점은 국립박물관, 고아읍 문성리에서 출토된 문성리 토지 구획정리지구 출토 유물 120점은 국립 중앙박물관에 각각 위탁 보관하고 있다.

이외에도 4공단과 확장단지, 5공단 조성과정에서 출토한 수많은 역사 유물들이 구미의 품을 떠나 타지역 박물관에서 더부살이를 하는 실정이다.

◇제1종 의성 조문국박물관, 제1종 종합박물관 변경 등록
의성군 금성면 초전리의 의성조문국박물관은 2021년 6월 경상북도 공·사립 박물관 가운데 처음으로 제1종 종합박물관에 등록됐다.

종합박물관은 복수 분야 유물과 전시실, 분야별 1인 이상의 학예사, 수장고, 화재·도난 방지 시설 등을 두루 갖춰야 해 전문박물관보다 선정 절차가 까다롭다. 의성조문국박물관은 고대 역사 및 민속 분야 유물 1만여 점을 보유 중이다.

2021년 8월 문을 연 의성조문국박물관은 2층 상설전시실과 수장고에는 금동관, 고배, 대부장경호 등 역사 분야 유물이, 민속유물전시실에는 길마, 탈곡기 등 민속 유물과 가마싸움, 씨름 등 민속놀이가 전시됐다.

의성조문국박물관은 2016년 국가귀속문화재 보관·관리 기관 지정과 2018년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 우수 박물관, 2020년 경상북도 최우수 박물관에 선정됐다.

◇구미 소재 전문박물관은 성리학박물관, 박정희 대통령역사자료관
2021년 10월 23일 개관한 성리학박물관이 공립박물관(제1종 전문박물관) 등록 요건을 갖추고, 경상북도의 현장실사 및 문화재위원회 박물관분과위원의 심의를 거쳐 경상북도 공립박물관(등록번호:경북-공립).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하 역사자료관)은 경상북도의 현장 실사와 문화재위원회 박물관분과위원의 심의를 거쳐 2021년 9월 17일 공립전문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됐다.

역사자료관은 성리학박물관에 이어 등록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서 박정희 대통령 생가와 새마을테마공원과 연계해 구미의 대표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홍 기자 siin0122@hanmail.net 기자  114ddd@hanmail.net
“”
- Copyrights ⓒK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문화타임즈 기사목록  |  기사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