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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어 먼지 내기식 불행한 대선,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
2022년 01월 23일 [K문화타임즈]


↑↑ 잣나무 숲이 우거진 축령산/ 불로그 ‘나의 일상, 이상 그리고 세상’ 켑처



[새벽칼럼= 김경홍 K문화타임즈 발행인] 20대 대선이 ‘털어서 먼지 내기식’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 진영이 연일 먼지털기에 매몰되면서 후보는 물론 후보 진영 어디에서도 ‘성한 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만신창이가 돼 있다. 마치 ‘누가 덜 잘못했나’식의 경쟁인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이러다간 누가 집권해도 그 성하지 않는 몸으로 어떻게 국정을 이끌런지 걱정이 앞선다.

더 큰 문제는 가벼운 유권자의 표심이다. 우리 속담에 ‘강물의 물은 흘러가도 돌을 움직여 굴리지는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나라의 주인인 유권자는 ‘죽이느니 살리느니’하는 세류에 휩쓸리지 않는 ‘강물이 흘러도 움직이지 않는 돌이 되어야 한다’. 이성을 갖고 현명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익을 쫓아 자신의 가치관이나 철학을 하루아침에 내동뎅이 치는 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더러움을 더럽다고 말하고,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자식이나 손자, 손녀의 애틋한 얼굴에게 물어 부끄럽지 않는 부모나 조부모가 되어야만 한다.

춘추좌씨전에는 양금택목(良禽擇木)이라는 성어가 나온다.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는 겉보기만 그럴듯한 나무가 있는가 하면 겉보기도 좋고 속이 찬 목재가 많다.
배나무는 결이 곧고 재질이 치밀해 목가구의 판재로 많이 이용되고, 자작나무는 단단하고 조직이 치밀해 벌레가 안 생기고 쉽게 변질하지 않아 건축재로 많이 쓰인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로 만들어졌다.
단풍나무는 아름답지만, 재질이 치밀하지 못하고 잘 갈라져 나무 바닥 등으로 쓰이며, 대추나무는 재질이 굳고 단단해 떡메, 달구지와 공예품의 재료로 쓰인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목재로 쓰이는 나무들이 많지만, 잣나무는 그중에서도 최고의 재목으로 취급한다. 연하고 무늬도 아름다운가 하면 색도 좋고 틀어짐이나 수축과 팽창이 적고 가볍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 후보를 비롯한 여타 군소후보들이 임박한 대선을 향해 잰 걸움을 내고 있다. 그래도 이들은 대부분 재질이 치밀하지 못해 잘 갈라지긴 하지만 체육관이나 볼링장의 나뭇바닥으로 쓰이는 단풍나뭇감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관전 포인트는 연하고, 무늬도 아름다우며, 색도 좋고 틀어짐이나 수축과 팽창이 적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목재로 취급되는 잣나무 급의 대권주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하지만 최상품인 잣나무급으로 평가받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세풍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만큼 철학의 뿌리가 깊어야 하고, 외유내강해 연하고 무늬가 아름다운 풍모를 갖춰야 한다. 상대의 비판과 비난에도 의연해야 감정의 수축과 팽창이 적은 이성적인 가치관을 지니게 된다. 그래야만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잣나뭇형 지도자가 될수 있다.
그중에서도 기본은 속이 치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치밀하려면 지식과 지혜가 풍부해야 한다. 하지만 지식과 지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대선일이 임박해 오면서 후보들은 상대의 먼지 털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렇다 보니 누구든 잣나뭇감으로 보이질 않는다. 공방이 거세질수록 연하고 아름다운 무늬는 퇴색되고, 감정을 조율하지 못해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재질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새는 좋은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트는 법이다. 유권자인 국민은 현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권주자들은 늦었지만 잣나뭇감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실언과 망언이 사라지고, 유치한 사안을 놓고 삿대질을 일삼기보다 속을 채우는 일에 충실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40여 일, 과연, 누가 미래지향적이고 내실 있는 정책을 내세워 유권자의 관심을 불러들이고, 누가 그 정책 속에 진솔함이 묻어나는 영혼을 불어넣어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살아온 날의 자잘못만으로는 이미 최고의 상품인 잣나무로 평가받기는 글렀다. 그렇다면 후보는 자신을 깊이 성찰한 끝에 진솔함이 묻어나는 감동의 대선 운동을 펼치는 정책을 통해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면서 잣나무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유권자는 또 고민을 거듭하면서 정책의 내용과 진솔함의 어우러진 잣나무를 골라 둥지를 틀어야 한다.

이왕이면 아름답긴 하지만, 재질이 치밀하지 못하고 잘 갈라져 나무 바닥 등으로 쓰이는 단풍나무보다는 미래 이 나라를 짊어질 단단한 재질의 잣나무를 선택해야 할 것이 아닌가.
순간이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

김미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114dd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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